[글마당] 밥을 먹으며
소복이 쌓인 흰 쌀밥 밥그릇을 마주하고 어쩌자고 둥그런 봉분을 떠올리는가 손가락으로 밥을 뜨며 무덤 앞에 삽으로 흙을 푸고 있는 손 깔깔한 입맛에 밥뚜껑을 닫는데 관 뚜껑을 닫는 손 놀라워라 밥 한 술에 한 발자국 밥 무덤으로 가까워지는 나날들 모락모락 김이 가시지 않은 밥상을 물리고 일어서는데 허리춤 사이 옷에 밴 밥 냄새에 몸을 타고 흩어지는 화장터 연기 곽애리 / 시인·뉴저지글마당 화장터 연기 쌀밥 밥그릇 허리춤 사이